본문 바로가기
육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 발달 놀이

by hi-ddeoan 2025. 5. 2.

감각통합 발달, 왜 실내 놀이로도 충분히 가능할까?

‘감각통합’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아이의 성장 과정에선 너무나 자연스러운 개념이다. 감각통합은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이고, 냄새 맡고, 균형을 잡는 등의 다양한 감각 정보를 뇌가 적절하게 통합하여 신체와 행동에 맞게 조절된 반응을 보이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는 이런 감각 자극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몸을 조절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익힌다. 특히 만 0~6세 시기는 감각 발달의 황금기로, 이 시기에 다양한 감각을 안전하게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요즘처럼 외부 활동이 제한되거나, 실외에서 자유롭게 뛰놀기 어려운 환경일 때다. 많은 부모가 ‘감각통합은 무조건 센터에 가야 하나?’, ‘우리 집에서도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각통합 놀이는 실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집에서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에서 놀이를 진행하면 정서적 안정감과 감각 반응의 자연스러운 표현이 더 잘 이루어진다. 물론 전문 치료나 평가가 필요한 경우 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만,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감각통합 놀이를 접하게 해주는 것은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발달 자극 방법이 될 수 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 발달 놀이

 

실내에서 가능한 감각 자극 유형과 발달 영역 이해하기

감각통합 놀이라고 해서 복잡하거나 특별한 도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내에서도 간단한 재료와 부모의 반응만으로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감각은 많다. 기본적으로 감각통합은 다음과 같은 주요 감각 자극으로 나뉘며, 이 각각을 골고루 자극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촉각 자극: 피부로 느끼는 감각. 부드러운 천, 모래, 물, 점토 등 다양한 질감의 물질을 만지는 활동을 통해 자극된다.
  • 전정 감각: 몸의 균형 감각. 흔들리기, 구르기, 회전 등으로 자극되며, 아이의 자세 조절과 집중력에 큰 영향을 준다.
  • 고유 수용 감각(근육·관절 감각):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인식하는 감각. 뛰기, 누르기, 밀기, 당기기 같은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 시각·청각 자극: 밝기, 색, 움직임, 소리 등을 통해 감각적 분별 능력을 키우는 요소. 조명, 음악, 그림책 등으로 자극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늘 몸을 움직여야 하는 타입이라면 전정 감각이나 고유 수용 감각이 미성숙할 수 있다. 또는 특정 촉감(끈적한 것, 모래 등)을 유독 싫어한다면 촉각 과민 반응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아이의 감각 특성을 파악하고, 억지 자극이 아닌 놀이 속에서 점진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의 감각 반응을 관찰할 때는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빠르게 피하거나 지나치게 반복하는 행동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각통합 놀이는 치료가 아니라 놀이이기 때문에, 아이의 반응을 존중하면서 유연하게 변형하는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 발달 놀이 6가지

지금부터 소개하는 놀이는 가정에서도 쉽게 준비할 수 있으며, 감각 자극과 전신 운동, 창의적 표현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활동이다.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운 놀이 6가지를 감각별로 나누어 정리해 보자.

 

① 점토 손가락 체조 (촉각 + 고유감각)
아이가 양손으로 말랑말랑한 점토를 주무르며 손가락 체조를 하는 놀이. “뾰족산 만들기”, “도넛 만들기”처럼 주제를 주면, 아이는 다양한 손 움직임을 시도하게 된다. 미세 운동 발달과 촉각 수용을 동시에 자극하며,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에게는 ‘감각 언어’의 역할도 한다.

 

② 귤껍질 까기, 콩 껍질 벗기기 (촉각 + 집중력)
감각 통합 센터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실전 자극이다. 손끝 감각을 고르게 자극하면서, 작은 목표 달성이라는 성취감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누가 더 조심스럽게 깔 수 있나", "모양이 얼마나 예쁘게 나왔는지" 같이 놀이 요소를 첨가해 주면 더 효과적이다.

 

③ 의자 터널 통과하기 (전정감각 + 고유감각)
식탁 의자나 작은 의자를 이어서 통로를 만들고, 그 안을 기거나 굴러서 통과하게 하는 놀이. 몸의 크기 감각, 방향 전환, 신체 계획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터널 속을 지나며 숨은 인형 찾기, 소리 따라가기 등 추가 요소를 넣어도 좋다.

 

④ 이불 낙하산 흔들기 (전정감각 + 사회성)
이불 끝을 부모와 아이가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인형을 날려 보내거나, 풍선 올리기 등을 해본다. 이 놀이를 통해 아이는 흔들림과 속도 감각을 경험하고,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리듬감, 눈 맞춤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⑤ 소금 쟁반 글자 쓰기 (촉각 + 시각 자극)
쟁반 위에 소금을 얇게 깔고, 손가락으로 글자나 도형을 그려본다. 자극이 부담스럽다면 밀가루, 전분 가루, 모래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고, 뇌로 인지하는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는 고감각 활동이다.

 

⑥ 음악에 맞춰 풍선 배구 (청각 + 고유감각)
풍선을 이용한 배구 놀이는 시각, 청각, 고유감각을 모두 자극하는 통합 활동이다. 음악의 리듬에 맞춰 풍선을 쳐보거나, 특정 색의 풍선만 터치하는 룰을 정하면 규칙 인지, 색 구분, 공간 감각까지 훈련된다.

 

이 외에도 손가락 물감 놀이, 공 던지기, 방석 건너기, 거울 앞 표정 따라 하기 등도 감각통합 자극에 매우 좋은 실내 활동이다. 중요한 건 정답이 없는 놀이로 접근하되, 감각 자극은 다각도로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감각통합 놀이는 '놀이답게' 접근해야 효과가 높다.

감각통합 놀이는 본질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경험을 통해 자극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반복하며 적응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그러나 부모가 ‘이건 치료다.’, ‘이걸 꼭 해야 한다’라는 강박으로 접근하면, 아이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놀이의 본질은 재미이며, 자율성과 몰입이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또한 감각통합 자극은 아이마다 반응이 매우 다르므로, 정해진 틀보다는 아이의 반응에 맞춘 유연한 놀이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촉감에 민감한 아이에게는 점차 자극이 약한 재료에서 강한 재료로 넘어가는 식으로 단계를 나누고, 거부감 없이 서서히 노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부모는 놀이에 참여하는 ‘교사’가 아니라, 반응해 주고 기다려주는 ‘관찰자이자 격려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아이가 어떤 감각을 좋아하는지, 어떤 감각에 머무르려 하는지, 반복해서 시도하는 패턴은 무엇인지를 관찰하면, 그 자체가 감각통합 특성 파악의 시작점이 된다. 감각통합 놀이는 전문가가 진행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사랑받는 존재로서 존중받으며 놀 때, 아이의 감각은 더 자연스럽게 열리고 통합된다. ‘특별한 놀이’가 아니라 ‘매일의 놀이’로 접근할 때, 아이는 즐겁게 자라면서 자신의 몸과 감각을 건강하게 다듬어갈 수 있다.